아껴서 먹고 싶은 달고나 같은 남자.txt
오늘 로설 인생남 이야기가 나와서 기억에 남는 남주인공을 떠올려봤어. 대부분의 로설이 여주 시점이라, 남주 심리를 잘 잡아주거나 캐릭터가 입체적인 게 많지 않은데, 건호씨같은 세상 으른 남자 더 이상 없다 ㅠㅠㅠ 캐릭터로서도 매력적이고 현실에 하...
(읽기에 가장재밌는 남자는 <봄바람> 모모씨였지만 감히 추천할 수 없는 그분. )
<오래된 거짓말> 中
차가운 금테 안경 위로 날카로운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나와 마주쳤다. 난 정전기라도 이는 것처럼 깜짝 놀라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난 진눈깨비를 뚫고 패잔병처럼 집에 들어왔는데 남자는 오랜 운전에도 불구하고 시달린 흔적은 찾아볼수 없을 만큼 산뜻한 기색이엇다. 신을 벗고 거실로 올라서는 그의 몸짓은 언제나 열 맞춰 걷는 사관생도처럼 절도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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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시선 속에 잠깐 동안 당황스럽다는 기색이 스쳐가더니 다시 오래 전의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낸 듯 반가운 기색이 스쳐갔다. 그러다 잠시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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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마치 진눈깨비 같았다. 저는 저토록 담담한 주제에 타인의 정돈된 일상은 강력하게 깨부수는 힘을 가진 진눈깨비.
«회사 물려줄 테니 내 딸이랑 결혼하라는 사장에게 붙들려 남주가 한 끼 먹으러 오면서 성사된 첫만남♥ 여주는 눈 때문에 악전고투하면서 집에 왔는데 남주는 넘나 상큼해서 얄미운 것... 이 커플의 겉모습을 명확히 드러내줌. 으른여유직진 남주와 왜인지 혼자 안달복달하게 되는 여주. 암, 현주 너보다 건호씨가 몇 수 위지»
정말이지 이 대리란 사람은 모든 일이 칼로 무를 뎅강뎅강 썰어 내듯 명쾌한가 보다. 한 번도 머뭇거려 본 적이 없는 듯 망설임은 없었다.
"대문은 내가 나가면서 닫고 갈 테니 현관문만 단도리 해"
남자는 마치 여동생에게 이르는 오빠처럼 나에게 일렀다. 그리고 내가 알아들었는지 한 번 더 내 눈을 보고는 밤새 굳게 걸려있던 현관문을 열었다. 나는 단발머리 꼬마 계집애가 된 것 같은 기분에 몰래 입술을 삐죽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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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문을 닫았다. 어르고 뺨치며 정신을 홀딱 빼놓고는 조용히 현관문을 닫고 나갔다.
«고단수 남주에게 정신없는 여주. 소설 내내 남주가 여주 귀여워죽는 게 보여서 너무 좋음»
보다가 묵혀두고 있어서ㅋㅋ 촉나라 안 그래도 장수 부족한데 다 죽이나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