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켓 1983
uWC10G2z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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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2 09:26
'부주인공' 이라는게 나오던데 이런 명칭을 요즘 쓰나 보죠? 조연이나 공동주연도 아니고 ... 나피디 빼박 캐릭이 주인공을 물고 빨아 주는 것도 별로고, 근거는 '자기 감' 이라는 것도 코웃음 감 이고
갈수록 퇴보하는듯..
요새 인기있는 장르인 현대회귀+전문영역 소설인데
게임개발이라는 소재와 1983년부터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일본을 주무대로 한다는 것이 독특합니다.
문체가 깔끔해서 가독성도 좋습니다.
게임 역사에 대해서 작가분이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소설속에 잘 녹여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초반 설정에서 너무 퍼주고 시작합니다.
미래지식을 가지고 원하는 과거로, 원하는 나이대로 돌아가는건 둘째치고
영어, 일본어를 완전히 습득한채 200억이라는 돈을 들고 갑니다.
아마 이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지뢰작이 아닌가 싶어 떨어져 나갔을 겁니다.
미래지식과 게임업계 종사자로서 경험만 해도 치트키를 쓰고 시작한건데 어학지식에 천문학적인 돈까지.
(200억 이라는 돈이 1983년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큰 액수인지....)
한숨나오는 극초반 도입부를 지나면, 생각보다 읽을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빠른 전개, 가독성 높은 문체, 그리고 간간히 터지는 개그.. 수월하게 읽히고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면서 점점 몰입됩니다.
그러다가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는 4권 무렵의 순례자들 파트에 가면 절정에 이릅니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소재로 빵터지는 이야기가 나오죠.
그러나 아쉽게도 그 부분을 절정으로 해서 뒤로 갈수록 점점 지루해 집니다.
전반부의 장점이던 빠른 전개가 사라지고 점점 늘어지기 때문이죠.
게임하는 장면을 몇 페이지에 걸쳐 보여주는 경우가 자주 나오는데
그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닌한 재미없고 지루합니다. 절로 스킵해 버리게 되더군요.
이부분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게임을 미리 해본 사람, 즉 나이가 최소 30대 중후반에 겜덕후 정도 되어야 할텐데...
그런 독자가 몇이나 될런지요?
솔직히 나오는 게임중 오락실의 인기작인 갤러그, 보글보글, 스트리트 파이터 정도 제외하면 잘 모르겠더군요.
돈만 밝히는 자본의 논리에 치이던 주인공이 과거로 거슬러 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신나게 게임 만드는 걸 보여줍니다.
그건 좋은데 치트키를 너무 써서 긴장감이 제로입니다. 후반부에 지루해지는 것도 갈등구조가 거의 없는 탓입니다.
주인공이 뭔가 노력하고 어려움을 극복해서 성장하는게 아니라, 이미 다 가진 상태에서 너무 편하게 즐기기만 해요.
하다못해 연애도 참 쉽습니다. 히로인이 이해심이 넘치고 결단력까지 있어서 주인공을 다 포용해주고 우유부단함까지 커버해 주거든요.
쥔공 얘는 주어진 치트키 가지고 노는거 말고 도대체 하는 게 뭘까 싶습니다.
극중에서 만드는 게임은 난이도가 극악이고 그래야 재미있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소설은 Too easy 이니 아니러니지요.
갈수록 퇴보하는듯..